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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내년 말로 예정된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사용이 가능해지는 디지털TV 여유 대역인 700메가헤르츠(㎒)의 용도 논란이 확산되면서 해외 각국은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대부분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등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우 디지털TV 여유 대역과 2.6기가헤르츠(㎓) 대역이 4G LTE를 구축하는 핵심 주파수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09년 10월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확정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EU 회원국들에 이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독일·스웨덴·스페인·이탈리아는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4G LTE용으로 경매를 완료했으며, 영국·네덜란드·프랑스·스위스 등은 내년에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경매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 지역의 경우 디지털TV 여유 대역인 700㎒가 4G LTE를 구축하는 핵심 주파수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AT&T, 콕스, 센추리텔 등이 700㎒ 대역에서 4G LTE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디지털TV 여유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전기통신협의체(APT)는 지난해 10월 디지털TV 여유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채택했으며 국제전기통신연맹(ITU)이 표준에 반영하기도 했다. ITU는 2007년 11월 698∼806㎒ 대역 108㎒를 차세대 이동통신용(IMT)으로 분배하고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는 제3지역도 698∼806㎒ 대역 총 108㎒를 차세대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앞으로 700㎒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통신용, 방송용 등으로 700㎒ 대역 주파수가 나눠먹기 식으로 분배될 경우 글로벌 표준과 다른 ‘갈라파고스 주파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주파수는 오는 2015년까지 최소 240㎒, 2020년까지는 390㎒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의 이동통신용 주파수가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국제 표준에서 동떨어질 경우 오늘날 한국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만든 통신 산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동향을 살펴봐도 700㎒ 대역 주파수 108㎒는 모두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