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 정책 윤곽이 드러나면서 서울 뉴타운 지역과 재개발 예정지구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사업 추진일정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뉴타운·재개발사업지구의 경우 서울시가 사실상 재검토에 들어가기 때문이지요. 여윳돈으로 투자한 이들이야 당장 팔지 않아도 되지만 실수요 투자자들은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수요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대로 뉴타운·재개발사업은 당장 위축됩니다. 박 시장의 공약이 정책으로 반영되기 때문이지요. 기존 개발 방식이 낡거나 주거여건이 좋지 않은 단독 및 다세대·다가구 주택지역을 재개발로 묶어 대규모 사업으로 진행됐다면 박 시장의 정책은 소규모·개보수·단계적 개발입니다. 이른바 지역 공동체와 어울리는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기존에 진행돼온 뉴타운사업은 시기 조절, 우선순위 결정, 해제 등이 불가피합니다.

서울시 뉴타운 사업은 11월 현재 25개의 사업지구에서 촉진구역 180여곳이 진행 중입니다. 또 이들 지역 외에 50여곳이 조합추진위 등을 구성,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고요. 서울시는 이 중 상당수 지역에 대해 사업성과 주민 부담액 등을 재조사한 후 조합원(주민) 투표 등을 통해 뉴타운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반대하는 사업지구의 경우 뉴타운 사업에서 아예 해제할 가능성도 있고요. 이에 따라 추진 중인 뉴타운 사업 중에서도 3차 뉴타운지구(동대문구 이문·휘경지구 등 11개)의 경우 사업성 등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따라 해제 지구가 예상보다 많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시의 단계적 뉴타운 정책은 투자 가치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전면 재검토 혹은 해제로 결정되면 이들 지구의 경우 주택 개·보수와 단순 도시정비에 그칠 수밖에 없어 속락 가능성도 있습니다.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자가 급증해 가격이 치솟았던 지역의 경우 가격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 변화는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라 한국경제 불확실성, 가계 부채 증가 등 주택 외적인 상황도 주택시장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고요. 그렇다고 뉴타운에 투자한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무조건 매도해서는 안 됩니다. 서울은 주택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데 비해 가용 택지 한계로 공급은 적어 노후 주택지의 경우 언제든지 개발 기대감으로 오를 개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정책 변수가 개입된 부동산의 경우 물건의 옥석 가리기와 매매 시기 선택이 중요합니다. 뉴타운에 이미 투자한 이들은 섣부른 투매를 자제하고, 신규 투자를 원하는 이들은 정책 진행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면서 시기를 저울질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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