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 및 보조와 관련,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빈곤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네트워크 결성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과 보조도 ‘생활보조’가 아니라 ‘주거보조’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미혜(사회복지학) 이화여대 교수는 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독거노인의 가장 큰 고충은 생활비 문제보다 주거가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들의 주거를 보장해 주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독거노인 대부분이 생활비보다 목돈이 필요한 집세 등에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 때문에 달동네나 쪽방 등 노인이 거주하기 부적합한 곳에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노인들이 보다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임대아파트나 공동주택 등의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도 노인의 집 등 대안이 제기되긴 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실패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시설을 제도화된 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현재 차상위계층이나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질적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보장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원을 넘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독거노인과의 네트워크 개선 등 이들의 외로움과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할 장치가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석재은(사회복지학) 한림대 교수는 “향후엔 금전적 어려움보다 이들의 고독감 해소에 대한 대안이 주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여가시설을 확충하고 가사돌보미 등을 파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보다 잘할 수 있도록 노인들과의 연락망 등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 기능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의 네트워크화된 서비스와 돌봄 정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