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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기념을 해야 한다면 빼빼로 데이보다는 ‘견우와 직녀가 만났던 날(7월7일)’ 같은 것이 우리에게 더 의미 있지 않겠습니까.”

조남희(사진)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총장은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빼빼로 데이는 사실상 출처와 가치가 불분명한 날로 중고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이 기업이 조장하는 오락적인 소비문화를 그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총장은 “소비 활동에는 일정한 의미나 가치가 담겨야 하는데 빼빼로 데이는 단순히 숫자에서 착안한 날”이라며 “이날을 통해 어떠한 가치도 배울 수 없고 그저 기념일 하나가 늘어난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고생들은 문화 현상에 민감한 연령대인데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무비판적으로 빼빼로 데이를 받아들여서는 올바른 소비문화를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총장은 이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특별한 소비문화나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라거나 상부상조를 했던 우리의 좋은 풍습 등이 있었는데 이를 살려 내지 못해 이제는 사라진 것이 많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무엇보다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을 경계했다. 그는 “업계의 주장대로 빼빼로 데이가 여고생들에 의해 시작된 자생적인 기념일이라면 업계는 이를 그대로 놔둬야 한다”며 “각종 마케팅과 이벤트는 그 의미를 훼손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조 총장은 이어 “문화·관광적으로 의미 있는 날을 택해 소비자들도 그 의미와 스토리를 되새길 수 있는 소비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도 ‘소비’라는 하나의 문화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