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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일 새벽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의 첫 도킹 실험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우주 강국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러가 양분해온 우주개발에 중국이 막강한 재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입하면서 우주개발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재정난으로 우주개발의 예산을 축소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계속 늘려가고 있어 조만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이날 새벽 산시(陝西)성과 간쑤(甘肅)성 343㎞ 상공에서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의 도킹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성공한 선저우 8호와 톈궁 1호의 도킹은 허용 오차가 18㎝밖에 안 되는 초정밀 우주과학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우주굴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번째로 독자적인 우주 도킹에 성공한 이날 톈궁 1호와 선저우 8호에서 보듯 최근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이룬 우주 개발 성과는 눈이 부실 정도다. 2003년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 2008년 우주 유영 성공, 2007년 달 탐사위성인 창어(嫦娥) 1호 발사, 2010년 창어 2호 발사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무인 탐사선의 달 착륙 시도에 이어 2017년 달 토양과 암석을 회수하기로 하는 등 유인 달 탐사선 발사의 사전 단계를 밟고 있다. 화성탐사도 빠른 속도로 진행, 오는 9일 러시아와 공동으로 첫 화성 탐사선 잉훠(螢火·반딧불)1호를 발사하기로 했으며, 2013년에는 자국 로켓으로 화성 탐사선을 쏘아올릴 계획을 짜놓고 있다. 중국은 특히 이번 우주 도킹 성공으로 2013년 선저우 9호, 유인우주선 선저우 10호를 잇달아 발사, 톈궁 1호와의 도킹 실험을 계속하고 2016년부터 정식 우주정거장 모듈을 쏘아 올린 뒤 2020년부터는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이 1999년 11월 첫 우주선 선저우1호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선보이고 있는 압축된 우주기술 발전의 비밀은 미국과 러시아에서 배워 귀국한 과학자들의 애국심으로 무장된 풍부한 연구 인력과 경제력이다. 1955년 미국 미사일 분야의 핵심 기술 인력으로 일하던 첸쉐선(錢學森·1911~2009) 박사가 귀국한 이후 양성된 중국의 우주 분야 연구 인력과, 러시아 등에서 우주과학기술을 습득한 인력이 국가항천국(CNSA)과 항천과기집단공사(CASC) 등에만 수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한해동안 막대한 예산이 드는 각종 인공위성 발사를 15차례나 진행했다.

이 같은 중국의 우주 개발은 대외적으로 강대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끌어내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우주 개발을 통해 과학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적에는 군사적인 의도도 잠재돼 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위성항법장치(GPS)망 기능을 견제할 수 있는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北斗)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인민해방군 총장비부가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다 예산과 우주비행사 등 인력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방에서는 중국이 2007년 공격위성(ASAT)을 이용해 가상의 적국 인공위성을 격추하는 실험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