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운영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많은 협력업체들의 참여와 화합으로 이뤄집니다. 한국의 원전 산업이 해외로 뻗어 나가려면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과의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합니다.”

김종신(사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수원 본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전략이 아주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단순히 정부 정책 권장에 의한 시혜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우수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작은 거인’을 키워 내겠다는 목표 아래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사장은 “한수원은 원가를 절감하며 안정적인 원전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협력사는 원전 건설이나 설비 유지·보수에 참여해 매출 확대와 기술혁신 능력을 높여 서로 윈-윈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한수원은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최저입찰제’ 대신 가격과 정성적 평가를 모두 고려하는 제도를 만들어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 합동으로 실시된 중소기업 현장 애로 실태조사 결과 ‘자금과 인력 부족’을 꼽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수원측은 특히 하도급 업체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대기업의 하도급사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 하도급 대급을 적기에 지급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많은 2, 3차 협력업체들이 적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8월 3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원도급액의 87% 이상으로, 300억원 이상 공사는 최소 82% 이상으로 명시해 원계약자가 원도급 내역을 저가로 책정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