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해 트위터 등을 이용한 선거사범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하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캠프와 정치권은 단단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들 진영에서는 “단속의 취지는 이해하나 자유로운 의사표시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 측은 검찰의 SNS 선거운동 단속 방침에 ‘발끈’했다. 박 후보가 ‘사이버 공간’에서 앞서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단속하는 것은 ‘관권선거’라고 규정했다. 우상호 박 후보 측 대변인은 “현재의 공직선거법 취지는 ‘말은 풀고 돈은 묶어라’는 것이다. SNS는 돈이 안 들어가는 것인데 사이버 공간에서 앞서가고 있는 박 후보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라면 명백한 관권선거”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하지만 명백한 허위사실, 지나친 인신 비방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SNS를 매체로 보면 안 되고 소통의 공간으로 봐야 한다”며 “지나치게 정치의 자유를 묶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범여권 단일후보인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측도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까지 막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지만 그 강도는 박 후보 캠프 쪽보다는 낮았다. 캠프 측은 “너무 과한 욕설이나 허위사실 유포는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유로운 의사표시까지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성호 나 후보 측 홍보본부장은 “특히 검찰이 획일적인 가이드라인, 예를 들어 트위터에 글을 쓸 때 ‘선거운동정보’를 기재토록 하는 것 등은 사이버 공간을 너무 위축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진 본부장은 그러나 “최근 박원순 후보 측도 인터넷 공간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나친 선거운동이나 특정후보에 대한 비방 등을 단속하는 것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두아 나 후보 측 대변인도 “선거법이 만들어진 원칙과 기본정신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동일해야 한다”며 “새로운 수단이나 기술을 허용하더라도 기본정신에 어긋나지 않게 선거를 해야 하는 만큼 사이버 공간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단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종·김병채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