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난무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고 나왔다. 검찰의 이 같은 SNS 불법 선거운동 단속 배경에는 최근 10·2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SNS상에서 허위 정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나돌고 각종 음해 등이 난무해 이를 방치했다가는 대의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까지 흔들릴 위험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은 특히 일부에서는 이 같은 SNS의 빠른 전파성을 이용해 특정후보를 교묘히 비방하는 방법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가짜 트위터 계정 사건을 수사해줄 것을 의뢰했다. 나 후보의 실제 트위터 주소는 ‘@nakw’인데 최근 나 후보의 프로필 사진과 나 후보가 쓴 것처럼 꾸민 글이 게시된 ‘@nakw_mirrored’라는 유사한 계정이 등장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나 후보 이름을 딴 가짜 트위터 계정이 등장해 선관위가 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해 왔다”며 “성명을 허위로 표시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3조를 위반하는 행위로 중앙지검 공안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검찰이 서둘러 SNS 불법선거운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불법행위를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선거과정에 민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트위터와 같은 SNS 이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SNS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이나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해 10·26 재·보선과 관련해 선관위가 적발 조치한 트위터 게시글은 7건에 달한다. 2012년 12월에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선거법을 위반한 트위터 게시글도 벌써 16건이나 적발됐다. 2009년부터 지난해 10월10일까지 선관위가 적발 조치한 선거법 위반 트위터 게시글은 모두 45건이나 되며 이 가운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경고 조치한 건수는 6건이다.

예컨대 국회의원 선거 입후보예정자들의 성명과 지역구가 포함된 ‘낙선운동 대상자 명단’을 트위터에 게시(공직선거법 제254조 위반)하고 삭제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수사 대상이 된 사례가 있다.

또 투표소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자의 성명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다가(공직선거법 제166조 위반) 적발된 경우도 있다. 페이스북에 ‘색깔론이 나오고 있다. ×당 나부랭이들이 그런 모양이다’라는 식으로 특정 정당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가 삭제한 경우도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SNS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 것도 SNS를 통한 불법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비방사례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앞서 대검찰청 공안부는 ‘전국 선거전담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SNS를 이용해 흑색, 불법선전을 유포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SNS를 통한 선거 관련 게시글을 단속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다”면서도 “게시된 글의 내용과 동기, 목적, 시기,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