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제대혈은행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기증제대혈은행으로 지정받아 제대혈 관리 및 난치병 치료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시는 시립 보라매병원 제대혈은행이 지난 9월 복지부로부터 기증제대혈은행으로 지정돼 10억6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고 10일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7월 시행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라매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을 기증제대혈은행으로 선정했다.

보라매병원은 이번에 지원받는 금액 중 90%에 해당하는 9억5000만원으로 기증제대혈 1515단위를 모집할 계획이다.

또 연구용 제대혈 제공으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조례제정 등을 통해 서울시민이 이용시 소득에 따라 이식비용 면제 또는 감면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대혈은 탯줄과 태반에 남아있는 혈액으로, 백혈병 등 악성 혈액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조혈모세포와 양질의 성체줄기세포가 다량 함유돼 있다. 이 때문에 보라매은행은 그동안 53명의 악성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한 제대혈 76단위를 제공했다.

이식수술 후 6∼12개월 등 일정기간이 지난 후 53명 중 9월말 현재까지 44명에 대해 확인한 결과, 36명의 이식수술이 성공했다. 나머지 2명은 실패, 6명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라매은행은 또 2493단위의 저장연구용 제대혈을 줄기세포치료 연구자 18명에게 공급했다. 이로 인해 기증제대혈 모집실적은 국내 19개 제대혈은행 중 1위, 조혈모세포 이식용 제대혈 제공실적은 2위를 기록했다.

시는 지난 2006년 제대혈은행과 줄기세포치료센터를 설립, 현재까지 시 예산 250억원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4800만 국민 전체 중 40%를 차지하는 수도권 인구에게 제공할 수 있는 2만 단위 제대혈을 보관 및 관리함으로써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등 난치병 치료와 뇌성마비 등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 연구를 지원해왔다”며 “복지부 지원으로 이 같은 활동에 탄력이 더욱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