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 국회도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인교 (경제학) 인하대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글로벌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세계 각국이 내수 위축과 수출 시장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는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야가 미국측의 상황을 봐가면서 비준안을 처리한다고 했으니만큼 이제는 조속히 비준에 나서야 한다”면서 “2012년 1월1일부터 발효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역시 “한·미 FTA 정식서명이 있었던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한·미 FTA는 보호주의 공세를 차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FTA는 근본적으로 무역 장벽을 허물어 보다 많은 제품과 서비스, 투자가 관세 장벽없이 이뤄지게 만들어 양국 교역이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통상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부결된 경우는 없는 데다 행정부와 의회가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미국 비준안 시간표에 맞춘다면 늦어도 내년 1월에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정택 (국제통상학) 인하대 교수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라는 세계 양대시장과 FTA를 발효하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시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는 이미 3년 전에 합의했던 것이고 3년 전과 달라진 것은 자동차뿐이지만 자동차 업계도 빨리하자는 입장”이라며 “무역 장벽이 낮으면 우리나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도움이 된다”며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관세 면제로 국내산 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대기업 등에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한·미 FTA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산업에 대한 조사와 보상 정책,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석·조성진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