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일 “교육감직을 수행함에 있어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신중함으로 임하겠다”고 밝혀 사퇴 불가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감 후보 단일화 및 이후 과정에서 곽 교육감이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의 성격을 ‘후보 단일화 대가’로 여기는 검찰측 입장과 ‘선의의 제공’이라는 곽 교육감측 주장이 법정 공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월례조회 자리에서 사퇴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곽 교육감은 최근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관련, “이미 총체적인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이 자리에서는 제 안에서 꿈틀대는 많은 말들을 접겠다”고 말해 향후 법정 공방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이날 오후 곽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최모 서울대 교수를 소환 조사한다. 최 교수는 지난해 5월17일과 18일 곽 교육감측과 박 교수측 간의 후보 단일화 비공식 협상에도 배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교수를 상대로 박 교수측이 작성한 녹취록에 나오는 ‘7억원 대가 약속’ 등 단일화 대가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앞서 31일 곽 교육감의 부인 정모씨와 정씨의 언니를 소환해 1일 새벽까지 조사한 후 귀가 조치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2월22일 자신의 계좌에서 3000만원을 인출해 박 교수측에 전달한 경위와 2억원의 출처를 조사했다.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 가운데 3000만원은 정씨의 계좌에서 인출됐으며 나머지 1억7000만원 중 일부가 정씨의 언니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 정씨 등은 “친인척이 이미 갖고 있던 돈으로 마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측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 3~4명을 추가로 소환한 후 이르면 주말쯤 곽 교육감을 불러 후보 단일화 과정과 2억원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강버들·김백기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