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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로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 인수로 세계 정보기술(IT)업계가 예측불허 상황에 빠진 가운데 OS 부분에서 취약한 한국 휴대전화 산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뛰어난 하드웨어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공세에 소프트웨어 분야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제부터라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분기(4~6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28.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나라는 없다. 반면 스마트폰 OS 분야에서는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가 43.4%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노키아의 심비안이 22.1%, 애플의 iOS가 18.2%, RIM의 블랙베리가 11.7%로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바다’의 점유율은 1.9%에 그치고 있다.

삼성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안드로이드 OS의 의존 비율이 80%가 넘고 LG전자와 팬택은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다. 삼성전자도 2009년부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삼성의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갤럭시S’에도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등 아직 국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취약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방형으로 열어 놓고 있지만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한 업체가 안드로이드 기반 인기제품을 놓고 구글과 경쟁할 경우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통제’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도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OS 개발에 나서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로선 이미 실기(失機)한 상황”이라며 “차라리 강점이 있는 하드웨어 제조기술력을 강화하는 것도 또 다른 전략”이라고 밝혔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