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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산업의 빅뱅(대변혁)이 시작됐다!’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글로벌 모바일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핵심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을 들은 뒤 삼성전자 최고위 임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밝힌 것처럼 “정보기술(IT)의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의 새로운 시대 = 휴대전화가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휴대전화의 핵심 기능은 음성통화(문자 메시지 포함)였다. 핵심 기술도 당연히 하드웨어였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향후 모바일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나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휴대전화 강호들은 이 같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나마 뒤늦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도입해 애플의 아이폰을 거의 따라잡은 삼성전자 정도를 제외하면 핀란드의 노키아,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 등 전통적인 휴대전화 강호들은 모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 모바일업체 간 합종연횡 불붙다 =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강한 업체가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하거나, 하드웨어 업체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해 향후 모바일 산업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특허권 확보를 통한 안드로이드 진영 강화’라고 주장했음에도 조만간 글로벌 모바일 업계의 선두 주자로 뛰어오르겠다는 야심을 드러낼 것이라고 업계에서 해석하는 이유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업계에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파워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애플, ‘구글+모토로라’ 등 2개 정도밖에 없다. 컴퓨터 시대에 ‘소프트웨어 제국’을 형성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조만간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업체 M&A 적극 나서야 = 삼성전자도 이 같은 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다. 애플 아이폰을 따라잡기도 바쁜 와중에 독자 운영체제(OS)인 ‘바다’를 내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바다 운영체제의 시장점유율은 1.9%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앞으로 현재 19조원 남짓 되는 보유 현금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체 개발로 애플과 구글을 따라가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쌓아놓은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LG전자나 팬택 같은 업체들은 더욱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인 OS가 없으면 ‘글로벌 플레이어’의 위상을 확보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수출의 핵심은 정보기술(IT)산업이다. 한국 IT산업이 앞으로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모바일 업계는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앞으로 한국 IT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노키아의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핀란드처럼 한국 경제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