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연말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국회 의장석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막판 예산 심사과정에서 쓰이지도 않을 선심성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는 행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국토해양부의 2010년도 결산 자료에 담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 실태를 살펴보면 지역구 예산의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이 드러난다. 2010년도 예산안은 지난 2009년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것으로, 특히 여당의 지역 기반과 관련된 사업의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가 다른 용도로 전용된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포진한 호남과 충청 지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불필요한 증액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구·경북(TK) 지역 국회 증액 예산은 187억원에 이르렀는데 경북 청도 지방 풍각∼화양 지역간선도로 5차건설 사업에 25억원이 증액돼 가장 많은 금액이 올랐다. 이 지역 국회의원은 최경환 의원이다. 경북 구미 옥계∼산동 국도(김성조·김태환 의원 지역구), 경북 의성 다인∼비안2 국도(정해걸 의원 지역구), 경북 영주 가흥∼상망 지역간선도로 6차(장윤석 의원 지역구), 구미국가산업단지진입도로(김성조·김태환 의원 지역구)에 각각 20억원이 증액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 예산으로 ‘형님 예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포항 관련 예산으로는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진입도로에 10억원, 울릉도 일주 국지도 건설에 20억원이 증액됐다.

부산·경남(PK) 지역 증액 예산은 부산신항 1단계 건설 공사 예산이 200억원 증액돼 PK 지역 예산 중 증액 규모가 가장 컸다. 부산∼울산 복선전철 100억원, 울산 옥동∼농소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최병국·김기현·안효대 의원 지역구) 지원 50억원, 영천∼언양 고속도로(정희수·강길부 의원 지역구) 20억원, 사상∼하단 도시철도(장제원·현기환 의원 지역구)와 냉정∼부산 고속도로 각각 10억원 순이었다. PK 지역은 TK 지역보다 증액 사업 수는 적었지만 전체적인 증액 규모는 큰 편이었다.

호남 지역과 관련해서는 전남 신안 압해∼암태2 국도(이윤석 의원 지역구) 건설, 전북 익산 장신∼송학 국도(이춘석·조배숙 의원 지역구) 건설 등 4개 사업에 45억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이들 사업에서 다른 사업으로 전용된 예산은 70억원이 넘었다.

충청권과 수도권에서는 각각 5개와 4개의 사업이 증액됐었다. 충청권에서는 아산∼천안 지역간선도로 2차(이명수·양승조 의원 지역구), 석문∼가곡 지역간선도로 5차(김낙성 의원 지역구), 성연∼운산 국지도(변웅전 의원 지역구), 북충주IC∼가금 국지도 건설, 청주산업단지진입도로(홍재형·오제세·노영민 의원 지역구) 등 사업에 대해 증액이 이뤄졌으며 증액 규모는 130억원이었다. 수도권과 관련된 사업으로는 의정부∼소흘 국도(문희상·강성종·김영우 의원 지역구), 성남∼장호원1지역간선도로 3차(신상진·이범관 의원 지역구), 법원∼상수 국지도(황진하·김성수 의원 지역구), 김포 양촌산업단지 진입도로(유정복 의원 지역구) 등에 증액이 이뤄졌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