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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각 부처가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법규의 효력을 가지는 각종 시행령 등 행정입법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 2008년 5월 말부터 2010년 12월24일까지 2년7개월여 동안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소관 부처의 행정입법 현황을 파악한 결과 대통령령 1324건, 총리령 31건, 부령 1079건, 각종 고시 등 5086건 등 모두 7520건으로 나타났다.

행정입법이 가장 많은 부처를 둔 상임위는 국토해양위원회로 이 기간 동안 대통령령 208건 등 2216건의 행정입법을 했으며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부처도 1006건으로 2위에 올랐다. 이같이 정부 부처가 행정입법을 선호하는 것은 국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각종 영을 만들고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16개 상임위 중 기획재정위원회 등 6개 상임위가 943건의 행정입법을 검토한 결과 이중 460건을 법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해당 부처에 통보했다.

국회 재정위 이혜훈(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2년 동안 법률 근거 없이 시행되는 행정입법을 14건이나 찾아내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사위와 며느리를 차별하는 조항을 바로잡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시행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장인이나 장모가 사위에게 증여하면 500만원이 공제되나 시아버지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증여하는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없는 차별 조항이 있다는 것이 이 의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 부처의 행정입법 남발에는 국회의 늑장입법 등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이 6425건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중 법안이 회부는 됐지만 법안심사소위원회나 전체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상임위 미상정’ 법안은 1574건이었고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4665건이나 됐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