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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바캉스 물가’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자체적으로 비교해본 결과 밑반찬은 전통시장이, 가격변동폭이 큰 상추·삼겹살 등은 대형마트가 저렴했으며 공산품은 상품마다 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5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강점이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전략적 쇼핑’이 바캉스 물가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최근 주부들과 함께 바캉스 10대 용품을 정해 서울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 시장(전통시장)과 인근 H 대형마트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통시장은 17만2300원, 대형마트는 23만9290원으로 전통 시장이 40% 가량 저렴했다고 발표했다. 대형마트들은 “제품의 품질, 서비스, 브랜드, 쇼핑의 편리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가격 차이도 저렇게 크게 날 수는 없다”고 발끈했다.

이에 따라 문화일보가 24일 불과 수백m 떨어진 거리의 서울 용산구 서계동 만리시장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직접 상품 가격을 비교해봤다. 비교 물품은 김치(2㎏), 밑반찬(3팩), 수박(9㎏ 이상), 상추(600g), 삼겹살(600g) 등 식료품과 캠핑용 매트, 2단에서 3단의 찬합세트, 그늘막, 아이스박스(40∼50ℓ), 돌돌이 모자 등 총 10가지였다. 비교 결과 비슷한 품질의 제품에선 대형마트는 최소 16만6900원에서 최대 21만3030원까지의 금액으로 장을 볼 수 있었다. 전통시장도 16만1900원에서 19만1800원으로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다. 전통시장에선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가격이 싼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한번에 동일한 제품을 놓고 품질을 비교하면서 쉽고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구체적인 상품별로는 가격 차이가 있는 제품이 꽤 있었다. 김치와 밑반찬 등 직접 조리해 판매하는 상품의 경우 전통시장이 확실히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롯데마트에서 1만5000원 이상 줘야 하는 김치 2㎏을 만리시장에선 1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추와 삼겹살 등 최근 사회적·기상적 요건으로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가격 변동폭이 큰 물건의 경우 아무래도 대량 물량 확보가 유리한 대형마트쪽이 쌌다. 만리시장의 상추는 며칠새 가격이 급등한 반면, 롯데마트는 그나마 안정적인 가격 추이를 보였다. 삼겹살 역시 만리시장에서는 가격이 고정적인 반면, 롯데마트에서는 특가 상품도 구매할 수 있었다.

공산품의 경우 같은 쇼핑 장소에서도 가격 차이가 커 결국 소비자들이 직접 상품을 비교해 보고 판단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