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래프팅을 즐기기 위해 경북 봉화시의 한 계곡을 찾은 김대영(31)씨는 여관방을 빌리면서 주인이 요구한 가격에 당황했다. 1박 하는데 평상시의 몇배 수준인 20만원을 내야 했다.

휴가철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일명 ‘바가지 요금’에 기분 상한 것은 박씨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여행을 다녀온 국민이 가장 불만으로 꼽은 1순위는 ‘관광지 물가’였다.

25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지난 2010년 한해 동안 국내 여행을 다녀온 2800가구(총 6800명)를 대상으로 여행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관광지 물가와 청결·위생수준, 체험 프로그램 수준, 지역 관광 종사자의 친절 여부 등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5점 만점에 물가는 3.21점, 쇼핑 3.54점, 다른 관광객 행동은 3.70점, 체험 프로그램은 3.74점, 청결·위생수준은 3.76점 등 순으로 만족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자연경관은 4.32점, 문화유산은 4점, 숙박시설은 3.93점, 편의시설 3.87점, 관광 종사자의 친절성 등은 3.86점, 교통은 3.83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화관광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0 국민여행 실태조사’ 보고서를 이르면 이달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관광연구원이 이처럼 세부 항목별로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처럼 관광지 물가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이유는 휴가철이 하계에 집중되는 수요 패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승묵 (관광학 박사)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관광 수요가 특정 시점에 몰리다 보니 상인 입장에서 보면 수입 자체가 1년 내내 들쑥날쑥하다”며 “제주도 등은 자체적으로 바가지 요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성수기에 수입을 올리지 않으면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에 바가지 요금이 근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