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새 사기로 전 국민을 희롱해 1심에서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민홍규(55·사진)씨에게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압수된 봉황국새를 몰수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 형이 가중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민씨의 죄질이 그만큼 무겁다고 재판부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가짜 봉황국새를 40억원짜리라고 홍보해 팔려 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재영)는 13일 “600년 전통 비법으로 국새를 제작한다”며 정부로부터 돈을 받은 뒤 현대식 전기가마에 국새를 제작하고 남은 금을 빼돌리는 등의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민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예술가로서의 자긍심을 저버리고 대중을 기망, 금원을 편취해 국민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 줬으며 전통 방식의 국새 제작자라는 그릇된 명예를 이용해 사기를 치고 이 명예를 지키려 자신의 제자를 무고한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40억원짜리라며 가짜 국새를 판매하려고 한 혐의에 대해선 “판매가 미수에 그쳤으나 사기죄 실행에 착수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민씨는 2006년과 2009년 서울 롯데백화점에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국새를 전시하며 40억원짜리라고 홍보·판매하려 했고 검찰은 이에 대해 사기죄를 적용, 기소했었다.

항소심 공판에서 민씨는 “1심 재판부는 내가 국새를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하는 제자의 증언만 듣고 유죄를 인정했고 언론들도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 가 억울한 여론 재판을 받게 됐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영주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