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5일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장병들이 조문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성남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해병대 총기난사 사고는 김모(19) 상병이 입대 시 정신분열 증상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는 등 김 상병의 ‘불완전한 인성’이 빚어낸 참사라는 게 군 당국의 현재까지 조사 내용이다. 김 상병이 후임병으로부터 나이가 어리다며 고참 대접을 받지 못했고, 평소 ‘일반관심 사병’으로 관리됐던 김 상병의 비뚤어진 성향이 참화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성’의 문제나 ‘가혹행위’ 같은 외적 동기 이외에 김 상병과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한 후임병의 ‘사적 관계’에서 ‘제3의 동기’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의문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총기난사 동기 = 군 당국은 김 상병이 수류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성대 등을 다쳐 진술을 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김 상병 대상 직접 조사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는 김 상병과 후임병인 숨진 한 병사 사이에 있던 나이와 계급의 역전관계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상병이 어린 나이에 입대해 후임병보다 연령이 아래인 탓에 고참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자격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또 “김 상병이 입대 후 신병훈련소에서 ‘정신분열과 성격장애가 의심된다’는 소견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혀, 이 부분도 총기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상병은 이로 인해 ‘일반관심 사병’으로 관리됐으며, 소대장 면담도 지속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유가족은 숨진 한 병사와 김 상병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또 다른 이유 탓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발생 시간은 = 인천소방본부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42분쯤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당국은 최초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50분쯤 사고가 났다고 밝혀 최소 8분간 사건 발생 시간 차가 생긴다. 군 당국은 해당 부대에서 상부기관으로 상황이 보고된 시간을 밝히다 보니 사건 발생 시간과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초기에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이를 지연시킨 채 은폐를 기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계획적인가, 우발적인가 = 김 상병의 생활실 관물대에서 자필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 가운데는 “어머니 죄송합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미루어 김 상병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도 가능하지만, 진상은 김 상병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진 후에야 나올 전망이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