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은 김모(19) 상병과 후임병인 권승혁(20) 일병 사이의 ‘나이와 계급간 역전에서 오는 갈등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이 5일 밝혔다. 군 당국은 김 상병이 생활관 밖 전화부스 옆부터 부소초장실 앞을 거쳐 생활관으로 이동하면서 차례로 K-2 소총을 발사해 장병들을 해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 중인 해군·해병대 합동조사단은 이날 사고조사 중간 브리핑을 통해 “김 상병이 신병교육대에서 자체 인성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분열 의심 증세가 있다’는 소견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김 상병과 후임병 사이의 나이와 계급이 역전되면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상병은 이날 오전 10시쯤 상황실 부사관 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절취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김 상병은 12~13발가량을 발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30분쯤 정모 이병에게 “○○○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고, 당시 술 냄새가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이후 김 상병은 생활관 밖 전화부스 옆에서 모 상병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이후 부소초장실에서 나오는 이승훈 하사에게 총을 발사했다. 이어 생활관에 진입해 오른쪽 첫번째 침상에서 취침 중이던 병사들에게 사격을 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상병은 부상한 권모 이병과 승강이를 벌이다 총기를 떨어뜨리고 도주하다 소대장과 맞닥뜨리자 “죄송하다”고 말한 뒤 체력단련장 옆 창고에서 수류탄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