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래에 회사를 먹여 살릴 그린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찾아나서고 있다. 주요 계열사 연구 인력과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생산·연구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등 녹색현장에서 그룹 총수들의 ‘현장 경영’이 불을 뿜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대전 유성구 원촌동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방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과 청정석탄에너지(그린콜) 연구시설을 둘러봤다. 이날 최 회장은 직접 방진복을 입고 생산라인에 들어가 배터리 생산 기술에 대해 보고를 받는 한편, 생산된 배터리 제품을 일일이 점검했다. 최 회장은 1월 완공한 그린콜 파일럿 플랜트(연구용 실험시설)도 찾아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 현재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는지 등 연구·개발(R&D) 상황을 직접 챙기며 기술 개발을 독려했다. 또 최 회장은 연구 인력들의 명함을 모아 만든 패널에 “모든 자동차가 SK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는 글을 남기며 배터리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올해 신년 임원 모임에서 ‘그린경영 확대’를 주문했던 구본무 LG 회장도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충북 청원군 오창읍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2번), 경북 구미시 LG전자 태양전지공장(2번), LG실트론 웨이퍼 공장(1번)을 연속 방문하는 등 발로 뛰며 그린사업을 챙기고 있다. LG는 2020년까지 R&D에 10조원, 설비에 10조원을 각각 투자해 2020년에는 그룹 매출의 10%를 그린사업 분야에서 달성하는 ‘그린 2020 전략’을 수립했다. 구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방문 당시 “결국 미래성장사업의 성패는 R&D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보다 과감한 R&D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지난 4월 보름간의 일정으로 그리스, 미국 실리콘밸리를 잇달아 방문하며 한화의 미래성장동력인 태양광 산업을 직접 챙겼다. 김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태양광 분야 R&D 전담 연구소인 한화솔라아메리카와 현지 태양광 업체를 방문하며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태양광 산업을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또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화와 그리스 간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산업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일에도 씨알레 아통고 투이바카노 통가 수상을 만나 태양광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