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이 사고 발생 3개월 만에 최대 난제 중 하나인 고농도 오염수 정화 작업에 들어가지만 방사능 슬러지라는 새로운 위험한 문제를 떠안게 됐다.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東京)전력은 10일 오염수 정화시스템에 대한 시운전에 들어가 15일부터 본격 가동한다. 하루 1200㎥의 오염수를 처리해 방사성 물질 농도를 최대 1만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뒤 냉각수로 재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단 오염수를 집중 폐기 처리시설에 옮긴 뒤 ▲유분 분리 ▲방사선 수준 감소 ▲해수의 염분 제거 등 3단계 과정을 실행한다. 가장 중요한 두 번째 단계에서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을 약품을 써서 가라앉히거나, 제올라이트라는 흡착제를 사용해 침전시키게 된다. 현재 원전 내 지하 터빈실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는 약 10만㎥로, 원자로에서 오염수가 계속 유출되면서 수위가 거의 지표면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화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능 슬러지(오니·침전물)처리. 도쿄전력은 여기에서 1㎤당 1억 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거의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 분야 최고 기술사로 이번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프랑스의 아레바사도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 이상의 오염수에서 나온 슬러지는 다룬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슬러지의 보관 처리에 대한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일단 원전 내 폐기물 처리 시설에 보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곳에는 이미 평상 시 원전 운전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저장돼 있어 1200㎥분 용량밖에 남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연내 2000㎥의 슬러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