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측 6자회담 특사가 주한 미대사로 내정되면서 국무부 내 한국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최초의 한국계 주한 대사를 배출하면서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국무부의 한국파워는 성 김 특사와 함께 조셉 윤 부차관보, 제니퍼 박 스타우트 부차관보 등 3인방의 주도로 가시화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인 2009년부터 6자회담 특사를 지내고 있는 성 김 외에 두 사람이 지난해 각각 국무부 동아태국으로 발령나면서 부차관보급 이상만 3명의 한국계로 채워지게 됐다. 여기에도 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 및 북한팀장을 지낸 유리 김 등을 포함하면 국무부 내 한국파워는 더욱 커진다.

국무부 내 최고참은 1985년 국무부에 들어온 조셉 윤이다. 런던 정경대를 졸업한 그는 이미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을 역임하는 등 맏형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8월 국무부 동아태국으로 복귀, 지금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부차관보로 활동하고 있다.

이보다 늦은 90년대 국무부에 들어온 성 김은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 밑에서 한국과장을 맡으면서 승승장구, 조셉 윤보다 더 빠르게 한국계 최초로 ‘대사(ambassador)’ 직급으로 승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한국에서 살았고, 지난 2002년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1등서기관으로 근무하는 등 한국에서 2번 근무했다. 한국인들에게 뒤늦게 알려진 인물이 제니퍼 박 스타우트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제임스 메디슨대를 졸업하고 연방의회에서 12년 이상 보좌관으로 일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 밑에서 일한 경험으로 지난해 9월 국무부에 들어오게 됐다. 동아태국에서 공공외교 및 공보 책임 부차관보로 일하고 있다. 그는 상해 임시정부의 2대 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의 증손녀이자, 광복회장을 역임한 항일투사 박시창 장군의 손녀이다.

성 김 특사가 한국과장일 때 북한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유리 김은 주터키 미국대사관으로 발령받고 현재 교육을 받고 있다. 워싱턴소식통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커지면서 국무부 내 한국계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성 김 특사의 대사 발탁도 이 같은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