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후임으로 내정된 성 김(51·한국명 김성용·사진)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이 6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미국 상원 인준절차를 거쳐 8월쯤 대사로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7일 “이민 1.5세대의 한국계 미국인이 주한 미국대사로 온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으며, 새롭게 격상된 한미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통상 1개월여 소요되는 주한 외국대사에 대한 아그레망 절차도 신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내정자가 대사로 부임하면 1882년 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탄생하는 첫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가 된다.

1960년 서울 출생인 김 내정자는 한국 근대사와도 인연이 깊다. 부친인 김재권(본명 김기완) 전 주일공사가 1958년 대한항공 납치사건 당시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북한으로 끌려간 뒤 송환됐는가 하면, 1973년에는 주일공사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성 김 부친과 관련된 부분을 문제 삼거나 외부에 말하지 마라. 성 김이 외교관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고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밝히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한국 내 인맥도 꽤 많은 편이다. 모친 임현자씨가 MBC 아나운서 출신의 임택근(79)씨 누나다. 가수 임재범(48)씨와 임씨의 이복형제 탤런트 손지창(41)씨와는 사촌 간이 되는 셈이다. 또 중학교 1년 때 미국으로 이민가기 전까지 서울 성북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당시 ‘동네 친구’가 정진석(51)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