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4기암 환자의 경우 치료도 잘해야 하지만 암의 형태 및 성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4기암은 형태에 따라 서축암(徐縮癌), 유지암, 서증암(徐增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서축암은 암세포(종양)가 서서히 축소되면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유지암은 종양이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일컫는다. 서증암은 오히려 종양이 증가하는데도 생존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지암과 서증암은 최 교수가 임상을 통해 입증해낸 것이다. 서증암은 4기 진행암 중 30% 정도를 차지한다. 최 교수는 허준 선생이 언급한 ‘반이필사(反而必死)’가 바로 서증암의 성격을 규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암이 늘어야 사는 것을 줄이는 쪽으로 반대로 치료하면 오히려 환자가 죽는다는 것이다. 서증암으로 장기생존하는 환자는 2년 정도 서증암 상태에 있다가 유지암으로 되고 점차 서축암이 돼 결국 암이 사라지는 ‘룰’을 거친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유지암은 중국 금나라 때 명의 장종정이 ‘여인해로(與人偕老)’로 기록했는데, 이는 암이 사람과 더불어 늙게 하라는 의미다. 암크기가 변하지 않아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암 유형을 잘 진단하면 장기 생존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의 암 진단법은 첫째 암성어혈 검사가 있다. 혈액의 상태를 체크해 기생충처럼 생긴 ‘파루스템’이 발견되면 ‘암성 어혈’로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의 어혈 오염 정도에 따라 1~9등급까지 분류된다. 둘째로 소변파동 검사(MRA)가 있는데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인다. 셋째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넷째 동위원소 검사, 다섯째 적외선 등온선 검사가 있다. 최 교수는 “5가지 검사를 통해 체중감소나 통증 확산 같은 10가지의 암 증상 중 7가지가 개선되면 암이 치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