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영어교사들 가운데 하위등급으로 분류되는 교사들이 무려 3분의 2나 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전체 원어민 영어교사 중에서 G등급이 443명, F등급이 328명, 가장 낮은 단계인 H등급이 18명으로 전체 9등급 중 하위 3등급에 속하는 교사가 전체의 65.9%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현장과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준이 낮은 원어민 영어교사의 대거 기용으로 가뜩이나 수준 낮은 한국의 영어교육이 부실화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그 부작용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서울시교육청의 ‘2011년 상반기 원어민 등급별 현황(5월 현재)’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는 총 1215명으로 시교육청은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S, A~H등급의 9단계로 나눠 채용하고 있다. 가장 높은 단계인 S등급에 해당하는 교사는 단 1명뿐이었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등급 조건 표’에 따르면 최하위등급인 H등급은 학사학위만 소지하면 된다. 반면 최고 높은 등급인 S등급은 ▲TESOL/TEFL 및 영어교육 관련 분야의 석사학위 소지자로 공인된 기관에서 영어교육 경력이 7년 이상인 자 ▲7년 이상의 영어교육 경력을 지닌 자로 현지 교육청의 교육감이나 교장의 추천을 받은 교사 등으로 돼 있어 H등급과의 격차가 크다.

이렇게 경력이 거의 없거나 교육 관련 자격증이 없는 원어민 교사들이 많은 데 대해 일선 교육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원어민 교사의 질 관리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황종배(영어교육) 건국대 교수는 “낮은 등급 원어민 교사들은 교안을 짤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철저히 한국인 교사의 보조교사 역할을 해야 하며, 이 경우 수업 비율은 한국인 교사 70·원어민 교사 30 정도가 적절하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박준언(영어영문) 숭실대 교수는 “원어민 교사의 고용조건을 향상시키고 재계약하는 원어민에게 심화연수·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