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의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s)’이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 투입돼 완벽한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의 운명을 건 이 작전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정교함을 자랑하는 네이비 실의 대테러 특수부대 ‘팀 식스(Team 6)’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 미국을 테러 공포에서 탈출시킨 일등공신 네이비 실 = 네이비 실 요원들은 리언 패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지침에 따라 5월1일 오전 1시10분(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북부 외곽도시 아보타바드에서 40여분에 걸쳐 빈 라덴 제거작전을 수행한 뒤 철수했다. 그리고 약 3시간40분 후 CIA는 이를 백악관에 보고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밤중인 1일 오후 11시30분(미 동부시간)에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믿는 자들에게 오늘은 승리의 날”이라며 빈 라덴 사살을 공식 확인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일 켄터키주의 군 기지인 포트 캠벨을 방문, 빈 라덴 제거작전을 마치고 귀환한 네이비 실 요원을 비공개 접견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동행한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 작전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은 요원들에 대해 미 군최고통수권자로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작전에 참여한 네이비 실 부대에 최고상급 표창인 대통령 부대 표창도 수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포트 캠벨 기지의 101공수여단 소속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빈 라덴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린 이번 주는 미국사에서 역사적인 한 주간이었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머리를 잘라냈고 우리는 결국 그들에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알카에다에 의한 추가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왔으나 네이비 실의 작전 성공은 미국인들을 이 같은 테러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네이비 실은 어떤 부대 = 1962년 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창설된 해군 특수부대다. 네이비(Navy)는 해군, 실(SEALs·Sea, Air and Land)은 해상, 공중, 육지를 의미하는 단어의 머리글자다.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수중폭파대(UDT·Underwater Demolition Team)에서 발전한 이 부대는 베트남전에서 하천지역의 비정규전을 수행하면서 유명해졌고, 특히 걸프전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쿠웨이트 해안에 대한 기만상륙작전을 감행, 이라크군 주력을 쿠웨이트에 묶어놓음으로써 걸프전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지휘관과 팀장, 진입요원, 저격수, 사수 등 16명이 한 팀을 이루며, 부대원은 총 2500명 정도로 여단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 특수부대인 ‘델타 포스(Delta Force)’와 쌍벽을 이루는 미국의 대표적인 특수부대로 꼽힌다.

네이비 실은 1979년 11월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건 해결을 위해 투입됐으나, 작전 중 헬리콥터 추락으로 대원 8명이 사망하면서 구출에 실패했다. 이후 미국은 1980년 10월 100명 규모로 테러 진압 특공대 ‘SEAL 6’를 창설했는데 팀원은 네이비 실 부대원 중에서 선발했다. 네이비 실 6는 네이비 실의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최정예 특수 부대, 말하자면 네이비 실의 ‘올스타’ 팀인 것이다.

이들은 다른 팀들과 달리 대통령 직속으로 공수훈련과 해안 상륙·파괴훈련·잠수정훈련, 항공기와 건물에서 다양한 테러상황에 대비한 훈련 등을 약 8개월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팀 6의 부침과 영광 = 실 팀 6의 창설자는 리처드 마친코 대령인데 ‘훈련한 대로 싸우고, 싸우는 대로 훈련한다’는 모토로 혹독한 작전을 이겨내며 실전 투입 태세를 다졌다. 팀 6는 이후 그레나다 침공작전,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 체포작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대테러작전, 보스니아 내전 등에 참전해 탁월한 작전 역량을 발휘했고 팀 6의 명성은 이번 빈 라덴 제거작전에서 재확인됐다.

◆ 네이비 실 팀 6의 정체는 여전히 비밀 = 팀 6는 1987년쯤 데브그루(DevGru)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들어선 데브그루란 이름을 쓰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일 아보타바드의 빈 라덴 제거작전에 투입된 부대에 대해 “과거 네이비 실 팀 6로 불렸던 해군 특수전개발그룹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빈 라덴 사망 관련 발표에서 네이비 실을 지칭하지 않은 채 “미군의 작은 팀이 작전을 수행했다”고만 밝혔다. 부대의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져 있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네이비 실의 팀 6가 빈 라덴 제거작전 성공으로 유명세를 타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판은 최근 출간된 팀 6 요원 출신 호워드 워스딘의 회고록을 인용해 그동안 감춰졌던 팀 6의 세계를 9개의 키워드로 소개했다.

▲세계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작전에 임하며 ▲8500m 상공에서 낙하해 5초 안에 낙하산을 펼친 뒤 64㎞를 활공하는 등 영화 각본 같은 작전을 실행하며 ▲몸 하나 숨길 곳 없는 사막에서도 자취를 지울 수 있는 기술을 갖추며 ▲소음 제거 소총의 안전 레버를 풀고 붉은색 레이저 조준경을 적의 머리에 겨누는 식으로 놀라운 최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는 것 등이 그 핵심이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