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사진) 금융연구원장은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현재의 엔화 강세 흐름이 향후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등의 효과로 인해 우리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원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엔화 강세 흐름은 일본 투자가들이 해외 자산을 본국으로 송금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인한 단기적 현상”이라며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을 반영하는 데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통화의 힘이 약화돼 향후 엔화 약세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원장의 분석처럼 1995년 일본 고베(神戶) 지진 당시에도 엔화는 단기적으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다 3개월 후 약세로 전환, 약세 흐름을 지속한 바 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이 우리 경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생겨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는 등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건설업 등이 붕괴된 일본 산업 시설 복구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일본 내수산업 등에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돼 동일본 대지진은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등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이 우리 증시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에다 중동 불안 등의 악재가 있지만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동시에 어려운 상황이 아니어서 증시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은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