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교민대책 논의 1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종합청사별관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살펴보며 교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tray92@munhwa.com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보다 비교적 안전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원전이 형태와 내진설계, 주요 시설물의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일본의 원전보다는 훨씬 안전하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원자로 설계와 형태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1, 3호기는 ‘비등경수로(BWR)’인 반면 우리나라 상업 원전 21기 중 월성 1∼4호기를 제외한 17기는 모두 ‘가압경수로(PWR)’이다. 비등형은 원자로 내부에서 냉각재인 물을 끓여 만든 수증기로 곧장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에 비해 가압형은 원자로 내부에서 데워진 1차 냉각수를 밖으로 빼내 2차 냉각수와 열교환을 시켜 증기를 생성시킨 다음 터빈을 돌린다.

후쿠시마 원전이 원자로와 수증기 발생기의 ‘일체형’이라면 우리 것은 ‘분리형’이다. 만의 하나 증기 누출이 발생하면 일본에선 오염된 수증기가 퍼지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윤철호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지진, 쓰나미 등 몇 년 전에 이런 것들에 대한 종합점검을 해 필요한 조치를 해놓았다”며 “한국 원전은 규모 6.5~7.0 지진이 바로 건물 기초 밑에서 터져도 끄덕없도록 설계·건설돼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일본의 경우 비상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비상냉각수가 공급이 안 됐는데, 우리는 정전에도 자연대류에 의해 상당시간 냉각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을 야기한) 수소 역시 태우거나 재결합을 시키는 등 수소 제거기가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정연호 원자력연구원장은 “일본에서 입수된 정보가 아직 제한적이라 판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우리 원 산하 원전시설도 상용발전소에 준한 내진설계를 해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BWR와 PWR의 구조적 차이를 감안한 원천적 안전성 측면에서 한국 원전이 유리하다는 상식적 판단이 나오고 있지만 속단해선 안 되며 신중한 자세로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남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국장은 “전국 70개소에 설치·운영 중인 국가 환경방사능 감시망을 통해 측정되는 방사선 준위가 아직 별다른 차이가 없고, 바람도 태평양 방향으로 불고 있다”며 “향후에도 동일본 대지진이 국내 원전의 안전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홍 국장은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