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 폭발과 관련, 국내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국회도 교육과학기술위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소집해 이번 지진의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을 위해 출국함에 따라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일본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물질의 주변국 확산과 국내 유입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의 피해 현황과 국내에 미칠 경제적·환경적 영향과 향후 여진 발생에 따른 일본의 추가 피해 등에 대한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과 가장 가까운 울릉도에서 관측된 환경방사능도 평시와 같은 준위를 유지하고 있고, 기류나 해류의 흐름도 태평양 쪽을 향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도 이날 오전 교과위를 긴급 소집해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과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을 불러 일본 원전 폭발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받았다. 교과부는 보고를 통해 “일본 내 54개 원전 중 진앙지 주변 10기의 원전이 지진발생 직후 운영이 자동 정지됐고, 후쿠시마 1발전소 1·3호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그러나 국내 원전의 안전과 환경방사능 피해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모든 원전은 지반가속도 0.2g으로 내진설계 되어 있고,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울진 원전에서 계측된 지반가속도는 0.0006g수준이라는 것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에는 외교통상통일위, 기획재정위, 지식경제위 등을 소집해 일본에 대한 지원 방안과 국내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 일본 대지진이 국내 경제에 미칠 여파와 이에 따른 대책 등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