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의 사망자가 예상되는 대규모 재난 속에서도 일본 언론들은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했다.

일본 언론들은 엄청난 비극 속에서도 차분하게 대피하고, 물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일본인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상황을 빠르게 전하며 주민들의 대피에 도움을 주면서도 상대적으로 감정을 배제하는 길을 택했다.

특히 공영방송 NHK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NHK는 강진과 쓰나미에 휩쓸린 현장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대피를 도우면서 피해를 줄였다. 지난 11일 오후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규모 9.0의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자 NHK는 비상대책팀이 24시간 재난방송 체제로 즉각 전환해 비상체제로 돌입했고, 현장을 생중계하면서도 침착하게 대피 요령을 전했다.

NHK뿐 아니라 아사히(朝日), 요미우리(讀賣) 등 신문들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표현은 자제하고, 정부의 조치와 발표를 충실하게 전했다. 또 사망자 통계는 가급적 최소 수치를 전하며, 부풀리기를 경계했다.

정부의 대처가 늦었다는 따끔한 지적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여야를 막론하고 합심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쪽에 더 집중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일본인들에게 힘을 내라는 메시지를 크게 보도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들이 일본의 차분한 대처와 냉정함에 찬사를 보내는 기사를 비중있게 게재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