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정부가 국가적 비상사태에 대한 늦장대처로 비판받고 있다. 12일 원자력발전소 폭발 및 방사능 누출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상황파악 미숙, 정보전달 지연, 때늦은 대피 지시 등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은 이날 “간 총리로부터 재해지역에 투입하는 자위대 병력을 10만명으로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5만명의 병력을 미야기(宮城)현 등 피해지역에 보낼 예정이었다가, 후쿠시마(福島)의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투입 병력을 늘리기로 한 것. 이를 두고 의원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신속한 피해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간 총리 정부를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3시30분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1기가 폭발했으나, 정부 대변인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시간이 넘은 오후 5시45분에야 이를 발표했다. 게다가 에다노 장관은 당시 폭발 원인과 원자로의 파손 여부와 관련, “전문가가 분석 중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폭발 5시간 만인 오후 8시30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야 간 총리와 에다노 장관은 원전과 관련해 상세한 설명을 내놓았다.

이밖에 주민 대피 지시도 11일 지진 발생 후 원전 주변 3㎞ 이내 대피명령을 내렸다가 12일 원전이 폭발하고 나서야 20㎞로 대피범위를 확대해 피폭자들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