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수일내 다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진단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4일 오전 지지(時事)통신과 신화(新華)통신 등은 일본 북동부 해안에서 높이 3m의 대형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오모리(靑森)현 하치노헤(八戶)에 주민소개령이 내려졌다. 앞서 13일 일본 기상청의 요코다 다카시(橫田崇) 지진예측과장은 기자회견에서 “3일 이내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경고했었다.

AP통신은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봤던 후쿠시마(福島)현 소마(相馬)에서 군인들이 경고 사이렌을 울리면서 주민들을 고지대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쓰나미의 원인이 된 지진의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추가 지진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전망하고 있다. 영국 얼스터대의 저명한 지질학자인 존 매클로스키 교수는 13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도쿄(東京) 남쪽 지역에서 향후 수주 내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클로스키 교수는 최근 며칠 동안 일본 북동부 지층대에서 지진활동이 증가하면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도쿄 이남지역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지난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했던 지진(규모 6.3)보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캔버라 소재 호주지진센터의 케빈 매큐 소장은 14일자 시드니 모닝 헤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경험 법칙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여진은 주진(主震)에 비해 규모가 1 낮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규모 7.9의 여진을 예상할 수 있다”며 “이는 쓰나미와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지진”이라고 지적했다.

지질학자들은 11일 지진과 일본 북동부에서 일어났던 전진(前震)간의 상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 북동쪽 해저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났고, 10일 오전 4시쯤 센다이(仙臺) 동쪽으로 203㎞ 떨어진 바다 밑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지진 당시 육지에서 진동이 감지되기는 했지만, 특별한 피해가 신고되지는 않았고 쓰나미 경보도 내려지지 않았다.

지질학자들은 9일과 10일 지진을 11일 대지진에 앞서 일어난 ‘전진’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일본 북동부 지역을 뒤흔든 지진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본진(本震)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전진인지, 일회성 지진인지 알기 어려운 것도 정확한 지진 예보가 힘든 이유다. 일각에서는 대지진 150년 주기설, 1000년 주기설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환태평양지진대인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속한 모든 지역에서 일본 센다이 지진과 같은 규모 9.0 이상의 ‘거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지질화산 연구소’의 안토니오 피에르산티 소장은 1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4년 인도네시아 등 남아시아 대지진 이전까지만 해도 ‘불의 고리’의 일부 지역에서만 거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모든 지역에서 규모 9의 지진 가능성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