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전력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14일부터 제한 송전을 실시하는 이례적인 고강수 대책에 들어갔다. 일본이 제한 송전을 실시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이번 지진으로 화력발전소가 피해를 당한데다 일본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는 후쿠시마(福島) 제1, 2 원전까지 가동을 중단하면서 330만가구에 공급할 전력량이 부족해진 결과이다. 도쿄전력은 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6시에서 7시에 걸쳐 4100만kw가 필요하지만, 공급 능력은 3100만kw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14일부터 도쿄전력이 전기를 공급하는 9개 도와 현을 5개 그룹으로 나눠 3시간씩 전기 중단에 들어갔다. 1, 2 그룹은 전력 공급 제한이 아침 저녁 2회씩 실시되고, 3∼5 그룹은 오후 한 차례 전력 공급이 제한된다. 하지만 세부적인 조정은 14일 오전까지 계속되고 있다. 도쿄전력의 제한송전은 먼저 14일 오전 6시20부터 오후 10시까지 시행된다.

이에 따라 14일 오전 도쿄(東京) 등지에서 일본 전철과 기차 등이 부분적으로 운행 중단에 들어가 출근길과 통학길에 나선 시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겪었다. 또 일본 당국은 이번 제한 송전으로 식수 공급도 영향을 받을 것이며, 전화 및 통신 등의 제한도 예상되는 등 시민들의 생활 전반에 걸친 불편이 예상된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제한 송전이 이뤄지는 시간에는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정전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도쿄전력의 제한송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산케이(産經)신문은 14일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한 송전이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충분한 고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한 송전을 실시했다며 이로 인한 산업계의 영향, 의료 기기를 사용하지 못함에 따른 환자들의 치명적인 영향에 대한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무라증권은 13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단되면서 도쿄전력의 3월 말까지 대체 연료비는 450억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노무라증권은 필요한 전력을 모두 석유를 이용한 화력 발전으로 대체하는 것을 가정해 이같이 추산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