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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차 행위 중에 전대(轉貸)와 전전대가 있습니다. 소유주와 임대차계약을 한 임차인이 다시 타인과 임대계약을 하는 것을 말하지요. 두 용어가 사례에 따라 비슷하거나 약간 달리 쓰입니다.

지난 2006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후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이런 전대계약이 증가했습니다. 전대계약은 예전엔 상가나 점포를 임대한 후 다시 임차인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파트나 오피스텔로 확산되는 추세이지요. 지난해에는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을 선임대(先賃貸)로 대거 확보한 불법 임대업자가 전대계약을 했다가 들통 나 말썽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서울시의 임대주택 ‘시프트’는 물론이고, 민간임대주택 단지도 전대계약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 민간임대주택으로 분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고급 분양전환 임대주택의 경우 전대계약이 많다네요. 이 임대주택의 경우 5년 후 분양전환 받으려면 실제 거주 기간 5년을 채워야 하는데 임대 계약자가 주소만 이전해 놓고, 주소를 이전할 필요가 없는 3자에게 전대계약을 하는 형태랍니다.

대학가 주변 원룸과 오피스텔 등도 예외가 아닙니다. 전셋값은 물론 월세가격도 급등하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임차인들이 단기 월세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전대계약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단기 어학연수, 휴학 등으로 방을 비우는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잠깐(6개월 미만) 동안 월세를 받고 방을 임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대계약은 ‘임차인이 마음대로 제3자에게 임대·매매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한 임대주택법(19조) 위반이고, 엄밀하게 따져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임차인은 절대 전대계약에 응하지 말아야 하지요. 물론 건물주나 집주인들도 대부분 전대계약에 동의하지 않으며 계약서 단서조항에 전대 금지, 담보제공 금지 등을 필수적으로 기재합니다.

주인의 동의를 받은 전대계약이라도 집주인이 바뀌거나 할 때는 인정되지 않을뿐더러 자칫 명도소송의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임차인이 만약에 부득이하게 전대계약을 할 경우에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점유를 증명하는) 서류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법원의 기존 판례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대계약은 종잣돈(시드머니)이 부족한 부동산 투자자나 부동산컨설팅업 종사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재테크의 한 방법입니다. 적은 돈으로 예상보다 고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대계약의 유용성과 문제점을 함께 알아 두는 게 부동산 투자를 위한 지혜를 체득하는 것입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