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금요예배가 열리는 25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간에 일대 혈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리폴리 거리에는 24일부터 이미 카다피의 용병부대 ‘이슬람 범아프리카 여단’ 2500명 등이 배치됐고, 무장한 반정부 시위대도 자위야, 미수라타 등지에서 국지전을 벌이며 트리폴리로 진입하고 있어 이날 대격돌은 유혈이 낭자한 ‘피의 금요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은 “25일 벌어질 양측간 대혈전을 통해 리비아 반정부 시위 사태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민병대와 외국인 용병 등 친카다피 세력은 25일 현재 트리폴리 거리에 탱크를 배치하고, 진입로를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보안군이 트리폴리에서 전투기로 반정부 시위대를 폭격했다고 전하고, 트리폴리 진입을 위한 통로인 자위야에서는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대 거점인 이슬람 사원에 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자위야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보안군간 교전으로 100여명이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현재 리비아 주요 석유 수출항인 라스 라누프, 마르사 엘 브레가의 정유 및 원유 수출 시설을 장악했다. 이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해당 시설을 폭파하지 못하도록 시위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일대를 포위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원유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리비아의 원유 수출이 앞으로 7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스위스 정부는 24일 카다피 국가원수와 그 측근들의 자산을 즉각 동결한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스위스 정부가 동결한 자산이 대략 6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스위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태의 진전을 감안해 연방정부는 카다피와 그 측근들이 스위스 내에 보유한 가능한 한 모든 자산을 즉각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카다피의 자국내 재산을 몰수할 예정이라고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