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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 여파로 두바이유가 4일 연속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수급 비상 위기대응 매뉴얼의 상향 발동이 확실시됨에 따라 우려했던 원유 및 전력분야의 에너지 긴축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전개되면 석유 공급 차질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알제리 시위사태도 확산되면 공급 차질이 빚어져 국제 석유가격이 배럴당 145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고유가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두바이 유가가 21일부터 4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이상의 가격을 기록했고, 26일에도 리비아 사태의 여파로 오를 게 분명해짐에 따라 위기대응 매뉴얼을 ‘관심’에서 ‘주의’로 올려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26일이 주말인 점을 고려해 25일 오후 에너지비상점검반 회의를 거쳐 주의단계에 필요한 조치를 점검한 후 26일 오전 국제유가 발표즉시 발동하기로 했다.

위기단계 매뉴얼상 두바이유가 기준으로 배럴당 90~100달러인 관심단계에서 100~130달러에 해당하는 주의단계로 올라가면 공공부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시설에 설치된 경관 조명을 소등해야 한다.

민간부문은 냉·난방 설비 효율 증진을 위해 2000TOE(석유환산t)이상 사업장과 건물을 대상으로 냉·난방 설비의 효율 점검 및 보수 명령이 내려진다. 아파트 옥탑 조명 등 경관 조명, 유흥업소 네온사인, 주유소 전자식 간판에 대한 소등 조치도 가능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석유가격 상승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전력공급비용을 동시에 끌어 올린다”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전기는 쓰지 않도록 강도 높은 절전조치가 필요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매뉴얼상 조치와 함께 유류수입관세 인하와 유류세 인하 카드도 신중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발 유가 폭등이 석유 생산 수준이 비슷한 알제리 같은 곳으로 번져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세계 석유공급 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리비아 사태와 주요국의 반응’보고서를 통해 “이 경우 국제석유가격이 2008년의 배럴당 145달러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서 전국적 시위가 확산될 경우 유가 예측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의‘3차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유가급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아랍·이스라엘 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1차 걸프전, 이라크 전쟁 등 과거 산유국 관련 분쟁 따른 공급차질 지속기간이 짧게는 1.4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로 평균 5개월간 지속됐으며 이로 인한 공급감소량이 1일 280만배럴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산유국 관련 분쟁은 그 여파가 전 세계 소비국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공급 부족량도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