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10일 중국을 방문, 북한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대중(對中) 설득전을 재개한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UEP 문제 협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중국 압박 성격도 띠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 본부장이 10~11일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10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위 본부장의 중국 방문은 북한의 ‘11·23 연평도 포격 도발’ 직전인 지난해 11월22일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해 11월27~28일 긴급 방한하기는 했지만, 연평도 포격 도발 외에는 논의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개월반 동안 한·중 간 고위급 협의가 없었던 데다, 그 사이 상황이 변화한 것도 있기 때문에 한·중 간 협의가 필요해서 방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과의 직접 협의 채널을 재가동한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먼저 연초부터 북한의 ‘대화 공세’가 거센 데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 긴장 국면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인식이다. 1월1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중국 입장도 진전된 것으로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북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제안한 긴급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 점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방중은 중국에 대한 압박용이기도 하다. 최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의 북한 UEP 문제 협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열쇠를 쥔 중국에 책임있는 국가로서 역할을 요구할 명분도 생겼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