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설은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까지 쉬는 긴 연휴여서 보다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연휴 기간 건강수칙과 응급상황 대처 요령, 만성질환 관리와 음식 섭취 방법 등을 알아본다.

◆공동생활 속 건강수칙 = 가족 중 인플루엔자나 독감 환자가 있다면 수건이나 이불 등을 함께 쓰면 안 된다. 감염자의 코나 입에서 나오는 바이러스가 수시간 생존하면서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번거롭더라도 간단히 덮을 수 있는 개인 이불이나 수건을 별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신체 접촉도 주의해야 한다. 상당수의 바이러스는 타액을 통해 전염된다. 오래간만에 만난 아이들을 보고 반갑다고 뽀뽀하거나 심하게 접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며 개인별로 찌개 등을 작은 그릇에 따로 덜어먹는 ‘앞접시 가족문화’를 실천해 보자. 자주 환기를 시켜 실내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적절한 운동으로 평소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족 공동규칙으로 아침식사 함께하기, 아이들 취침 시간 정하기, 식사 후 가벼운 산책하기 등을 정해 실천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

◆응급상황 대처법 =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데이면 먼저 깨끗한 찬물로 통증과 열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10분 정도 상처를 식힌다. 가능하면 화상연고는 바르지 않는다. 물집이 생겼으면 터뜨리지 말고 거즈로 충분히 두껍게 감싼 후 병원으로 간다. 복통과 설사가 심하다면 일단 눕혀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금식을 시킨다. 갈증이 심하면 스포츠 음료를 조금 마시게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는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한다. 겨울철 식중독도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고 12~24시간 후에 복통, 고열,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가급적 끓인 물과 익힌 음식을 먹고 조리나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만성질환 관리와 음식 섭취 요령 = 명절 때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지방과 칼로리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체 활동량은 줄어든다. 이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신장질환, 간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열량이 높거나 콜레스테롤양이 많은 떡, 전, 고기류, 튀김류 등의 명절 음식을 과식하는 경우, 혈당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쌀을 주원료로 하는 떡국은 혈중 중성지질의 양을 증가시켜 만성질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만성질환자들은 평상 시 복용하던 약을 잘 챙기고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화불량은 대표적인 명절질환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과식이다. 과식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전이나 튀김류 등 기름기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위식도 역류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은 이러한 음식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많은 음식을 상에 올려놓지 않도록 하고 식사할 때도 대화를 하면서 골고루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식후 바로 눕지 않으며 1시간 이내에는 운동을 피하도록 한다.

◆장시간 운전 시 대처법 = 운전할 때 허리는 평소보다 두 배가량의 하중을 더 받는다. 또한 반복적으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무릎과 발목, 장시간 운전대를 잡고 있는 손목과 팔목, 어깨 등도 부담이 가중된다. 발이 편안할 수 있도록 단화를 신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살짝 굽혀지는 정도가 관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운전할 때는 등받이 각도가 90~110도가 적당하고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머리 받침대는 뒤통수를 잘 받쳐줄 수 있도록 조정한다. 또한 1시간 정도 운전한 후에는 내려서 신선한 공기를 쐬며 목과 허리, 다리 스트레칭을 해준다. 운전하다 졸릴 때는 즉시 교대를 하고, 교대할 사람이 없으면 휴게소나 대피장소에 차를 대고 충분하게 눈을 붙인다.

＜도움말=이재갑(감염내과)·노용균(가정의학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 왕순주(응급의학과)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교수, 김정민 희명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김충남기자 utopian21@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