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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로 촉발된 복지 논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는 한국적 복지 시스템의 구현은 요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구체적인 재원 마련을 포함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 없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현실에 맞는 한국형 복지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복지 전달체계의 ‘누수’를 차단해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 무책임한 복지논쟁이 합리적 대안 방해한다 = 김진수(사회복지학) 연세대 교수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복지 논쟁이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오히려 어렵게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맞도록 복지 재원을 늘리되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복지 시스템에 대해 “공공 부문은 기초생활을 보장하고 기업은 연금 등 소득에 비례해 보장하는 ‘다층보장체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명(사회복지학) 중앙대 교수도 ‘복지=공짜’라는 인식이 사회의 병리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회 전체적으로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한정된 재원에서 어떤 복지를 우선적으로 늘릴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이런 인식의 토대 위에서 지속가능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복지가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이만우(경영학) 고려대 교수는 “한국은 국가 부채가 급증하는 등 재정문제가 심각한 데다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대비는 물론, 남북 대치 상황에서 통일비용까지 축적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가 되려면 결국 성장과 함께 해야 하고 복지가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정된 복지 재원에서 효율성을 높이려면 결국 고소득층은 자기 부담을 많이 하고 저소득층은 정부 보조를 받는 ‘투 트랙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정부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시스템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도 “한국형 복지 시스템에는 국가와 기업, 개인이 공동 책임을 지는 ‘역할 분담 모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시혜성 복지정책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 이봉주(사회복지학) 서울대 교수는 “단순 생계지원형, 시혜성 복지를 늘리는 것보다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빈곤격차를 줄여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을 통해 탈빈곤하는 ‘근로형 복지(workfare)’와 ‘학습 복지(learnfare)’, ‘예방적 복지(earlyfare)’를 선순환 구조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만우 교수도 비슷한 입장에서 “기초생활보장 전달체계에 누수가 생기면서 자격 없는 사람들이 생활비를 타가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복지전달체계를 면밀히 점검해 누수를 없애고 절감되는 예산으로 복지요원을 확충해 효율적인 운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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