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전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59)가 18일 현지 경찰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이날 포르토프랭스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뒤발리에를 체포해 법원으로 호송했다. 아리스토티네 아구스티 아이티 검찰총장은 부패 및 공금유용 및 절도 혐의로 그를 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축출된 지 25년 만인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아이티로 돌아온 뒤발리에는 18일 시종 미소 띤 얼굴을 한 채 수갑을 차지 않은 상태로 호텔 밖에 주차된 차량에 올랐다. 그가 호송되는 동안 주위에 모인 아이티 시민들은 그를 향해 야유와 응원을 동시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되기에 앞서 뒤발리에는 호텔 객실에서 검사, 법관 등과 비밀면담을 해 그의 신병 처리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뒤발리에가 체포되자 국제인권단체 등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정의가 바로 서게 됐다”고 밝혔다.

AI 등은 뒤발리에가 입국하자마자 그의 체포를 종용하는 항의서한을 아이티 정부에 발송하기도 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이제 아이티가 대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베이비 독(Baby Doc)’으로 알려진 뒤발리에는 1971년 아버지 프랑수아가 사망한 뒤 19세에 권력을 인계받아 15년간 아이티를 통치했다. 재임기간 중 그는 비밀경찰을 동원한 갖가지 잔혹한 수단으로 야당과 정적을 탄압했고 최소 1억달러의 국가 재산을 빼돌리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