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한나라당 의원의 영향력이 미친 것으로 보이는 ‘형님 예산’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증액된 사업의 상당수가 지난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이 의원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업인 것으로 확인돼 그의 영향력이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이 11곳의 지역에 걸쳐 있어 오로지 ‘형님’덕으로만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지난 총선 공약과 새해 예산안 반영 결과를 비교해 보면 울산-포항고속도로, 포항-삼척철도, 울산-포항복선전철, 울릉도일주국지도, 오천-포항시계국도 등의 사업은 지난 2004년은 물론, 2008년 이 의원의 주요 공약이었다. 이들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은 역시 이 의원의 핵심 공약이었던 영일만항 건설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영일만항은 지난 2009년도에 개항했으며, 여기에 주요 대기업들이 입주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배후 도로 및 철도들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특히 포항-삼척철도, 울산-포항복선전철은 정부가 당초 예산을 배정하지 않을 정도로 정부 SOC 사업의 우선 순위에서 밀렸으나, 이 의원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총 1220억원이 증액된 것으로 전해졌다.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 설립, 과메기 산업화 가공단지는 선거 공약은 아니었으나, 지역 민원에 따라 뒤늦게 밀어넣은 예산이었다. 하지만 울릉도녹색섬조성,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사업은 국책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사업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새해 예산에서 ‘형님 예산’은 일부 국책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증액 예산 1420억원에 당초 정부안 920억원을 더해, 총 2340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같은 포항 지역구의 이병석(경북 포항북) 한나라당 의원은 “대부분 주요 사업비는 포항뿐 아니라 국회의원 11명에게 해당되는 예산이고 과거 정권 때부터 시작된 계속사업”이라고 반박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