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대북 전략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곽성호기자 tray92@munhwa.com

버웰 벨(63)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 국제교류재단 초청 강연에서 “비대칭적 도발에는 군사적 보복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이 민간인까지 살상하는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것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한국이 무력하다고 판단, 추가적 도발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벨 전 사령관은 대북 포용정책과 6자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협상도 당장 중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폐쇄도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 주문을 쏟아냈다. 군사적으로는 한국 해병대 등 군사력 강화와 미군 헬기부대 재배치, 전투기 전진배치 등을 들면서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확대와 대북 경제적 봉쇄조치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핵문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이며, 중대한 군사적 현안이다. 지난 16년간의 협상은 실패했고, 이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핵 대처에 있어 중요한 사항은 북한의 최우선 목표가 정권 생존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파멸된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이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전시에 핵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당장은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강력한 미사일방어 체제와 방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중국이 참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외교관들도 자주 자문해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만약 한국에 전쟁이 나서 중국이 참전하면 강대국간 대결로 비화되고, 이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내 평가는 합리적이고 치명적이면서 정밀하게 북한 군사 목표를 타격하는 대응이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는 6자회담 밖에서 이뤄져야 하고, 한국 정부와의 100% 조율도 필요하다. 중국에게는 북한이 중국에게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대북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북한과의 16년 협상 결과는 핵 보유국이 된 북한이다. 민간인까지 희생시키는 잔혹한 국가가 됐다.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현재 북한의 권력승계 상황에서는 외교적 노력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성공하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데, 중국은 책임을 다 하는 것에 실패했다. 유일한 해법은 한·미·일이 가능하면 중·러와 함께 억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이상의 포용정책이 있어서는 안된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