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오는 6일로 예정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고 북한의 자제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3국 외교장관 회담의 의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키르기스스탄을 방문중인 클린턴 장관은 이날 현지 ‘타운홀 미팅’에서 “다음주 월요일(6일) 한국 및 일본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확신을 주고, 집권층 소수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식과는 다른 국가운영 방법이 있다는 점도 (북한에)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매우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미 중국 및 러시아의 고위관리들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은 그동안 북한체제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호전적 행동을 못하게 하도록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호전적 행동 사례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의 공개같은 대량파괴무기의 확산 등을 들었다. 그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무척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충돌방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한국이 엄청난 자제력을 보여줘 왔다”면서 “키르기스스탄의 미래의 지도자가 될 여러분들은 한국의 입장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제안한 뒤 천안함 사태 이후의 한국사정을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만일 여러분이 정부의 고위직에 있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봐달라”며 “이웃한 나라가 지난 몇달간 여러분의 해군함정을 격침해 46명의 선원을 숨지게 하고, 여러분의 마을을 공격해 군인과 민간인을 숨지게 했는데도 여러분은 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에 자제력을 행사해 왔다고 가정해 보자”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래서 여러분은 (공격을 가한 나라를) 공격하지 않았지만, (그 나라의) 행동을 중단시켜야만 한다”면서 “만일 계속해서 그 나라가 여러분의 국민을 공격한다면 여러분은 이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