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오는 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경계하며 한반도의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다는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와 협상을 촉진하는 자리가 되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3자가 아닌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거듭 주장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밤 외교부 홈페이지에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성명에서 “한·미·일은 모두 6자회담 회원국”이라며 “중국은 이번 회담이 ‘도대체’ 어떤 논의를 하려는 것인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한·미·일의 이번 회동이 중국에 대한 대북 압력을 높이는 기회로 이용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장 대변인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아주 복잡하고 민감한 시기에 이번 회담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와 협상을 촉진하는 적극적인 작용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 한·미·일 3국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보호하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틀에서 중국측이 최근 제안한 건의를 적극 고려하기를 희망한다”고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의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앞서 장위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협의는 공식적인 6자회담이 아니라 우선 각측이 한자리에 앉아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현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해보자는 것”이라며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대화를 제안했는데 이것이 비판을 받는다면 과연 공정한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이는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 제의는 ‘홍보용 쇼’”라고 평가한 서방 언론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후샤오디(胡小笛) 빈 주재 유엔대표부 대사는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 참석해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있는 동안 북한의 우라늄 농축문제가 대두,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우려를 야기했다”며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의 트랙에 다시 올려 놓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 펑황(鳳凰)TV는 2일 ‘한반도 문제 관련 중국 외교 중재가 왜 냉대를 당하나’라는 논평에서 “한·미·일은 물론 북한마저도 아직까지 태도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상황 진전에 따른 판단이 다른 데다 중국이 제안한 긴급 협의 역시 6자회담의 형식만 바꾼 ‘덫’이라고 의심하는 등 다시 자리를 맞댈만한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중국의 외교력 부재를 지적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