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주부들의 손목과 허리 통증에 대한 주의보가 발령됐다. 하루 종일 배추와 무를 씻고 자르고 버무리다 보면 손목이 쑤시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일하다 보면 허리 통증에도 시달리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들은 김장까지 하다 보면 손목이 쑤시고 아프고 저리게 된다. 이럴 경우 ‘손목터널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목에는 팔과 손을 연결해 주는 힘줄과 손가락의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이것들이 지나가는 통로를 터널이라고 부른다. 김장 시 손의 과도한 사용으로 손목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 터널 안의 정중신경을 눌러 손저림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 끼고 앞으로 뻗기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장은 또 주부들의 허리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앉아 있는 동안 허리는 서있을 때보다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을 받는다. 또 무거운 배추, 김치통을 무리해서 들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재료 준비를 위해 추운 외부에서 작업을 하면 굳어 있던 허리에 갑작스럽게 무리가 오면서 급성 디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은 허리 지방층이 두꺼워지고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진 경우가 많아 허리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허리에 무리가 생겨 온몸이 뻑적지근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일단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가정에서 20~30분 정도 찜질을 하면 통증을 좀 더 빨리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고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온찜질이 좋다. 온찜질은 최대 50도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냉찜질은 6~7도가 적당하다. 김장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매 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미리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둘째, 일을 여럿이 같이 한다. 최소 2명 이상이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셋째,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김장 재료를 식탁 위에 올려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고 바닥에 앉아서 일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등을 벽에 붙여 바로 펴고 앉아 하는 게 좋다.

넷째, 보온에 신경 쓴다. 특히 50대 이후 주부들은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다섯째, 김장을 마친 후에는 무조건 푹 쉰다. 김장 후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 앓고 있던 요통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김장으로 무리한 경우 인대가 늘어나거나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테가 찢어지면서 허리 디스크로 연결될 수 있고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는 척추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