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바둑. 양재호(9단) 감독이 이끄는 바둑대표팀은 광저우 결전을 앞두고 최근 2명의 한의사를 팀닥터로 뽑았다. 그 이유는?

이창호·이세돌 9단을 투톱으로 하는 남자대표(6명)와 조혜연 8단을 주축으로 한 여자대표(4명) 등 총 10명의 바둑대표팀에게 아시안게임은 생소하기 짝이 없다. 선수촌 입촌과 전지훈련도 낯설지만 선수단이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도핑 테스트’. 바둑대표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어 지난달 태릉선수촌 입촌시에 1차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 바둑기사들에게는 ‘첫 경험’이었다. 선수단을 뒷바라지하는 한국기원도 선수들이 아플 경우 어떤 약을 먹고, 피해야 하는지 ‘개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한국기원은 “대회 이전이나 광저우에서 선수들이 아플 경우 일단 ‘침(鍼)’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한의사로만 팀닥터를 꾸렸다”고 처방전을 내놨다.

남·녀 단체와 페어(혼성) 등 3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최소 금메달 2개가 목표다. 남자 단체의 경우 금메달이 ‘유력’하다고 보지만 중국의 강자 구리(27)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최근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경계령이 내렸다.

여자는 중국과 ‘백중세’. 지난해만 해도 중국이 다소 앞섰지만 최근 한국 낭자들의 실력이 크게 늘었고 팀워크도 훨씬 앞선다는 평가. 특히 김윤영 초단의 최근 ‘기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여서 힘을 더하고 있다. 페어는 경험이 많은 중국의 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양재호 감독은 페어까지 노리고 있다. 양 감독은 “일본도 남·여 단체가 어렵기 때문에 페어에 올인할 수 있어 이번 대회 최대 격전지는 페어”라며 “태릉선수촌에서도 남녀 혼성전 훈련에 집중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