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바닥에 다가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적절한 내집마련 시점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아직 집값 상승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 반등이 어려운 만큼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집값이 바닥을 벗어나 반등 장세로 가고 있어 내집마련에 나설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전세가가 오르면서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곳이 많은 데다. 내년 입주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 구매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앞으로는 모든 지역이 상승하는 식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인 만큼 매수시에는 지역별로 잘 따져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시기 및 물량 조절)에 대한 정책 전환을 하고 민간 주택 보급 활성화 방안을 찾는다면 지금이 바닥일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많이 하락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집마련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너무 심해서 ‘집을 사는 시기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집마련에 나설 경우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박 소장은 “아파트는 표준화된 상품이기 때문에 시기도 중요한 포인트이지만 현재 주택시장이 변동성이 강한 만큼 어떻게 매입 가격을 낮출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연구소장은 “전세가가 오르면 새 아파트의 입주율도 높아지고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도 직접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올해말 바닥을 다진 집값은 내년 1분기를 지나야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올들어 하락을 멈추지 않던 경기 용인 집값이 지난주에 전주보다 0.02% 오르는 등 깜짝 상승했다”며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집값이 하락하면서 바닥 장세일 때 높아지는 경매낙찰가율도 반등해 주목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10월1∼15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77.8%로 9월 76.6%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8월(75.9%)이후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