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와장창’ 깨진 베란다 창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주엽동의 한 아파트 유리창이 태풍 곤파스의 강풍에 깨져 있다. 김동훈기자

제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교통이 마비되면서 출근자체가 어려워진 시민들이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속출했다. 서울 등 수도권 거리 곳곳은 파손됐고, 정전사태가 빈발하면서 학교와 병원 등에서 시민들의 불안과 불편이 계속됐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1시간째 열차를 기다리던 회사원 이모(58)씨는 “지하철이 안가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일단 기다려 보지만, 오늘 하루 휴가를 내고 집으로 돌아갈까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김정은(29)씨는 “출근하려고 8시쯤에 천안역에서 나왔는데 KTX가 연착운행 돼서 회사에 전화하니 부장님이 집에서 그냥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사는 구종현(31)씨는 “밤새 창문사이로 웅웅거리는 소리에 잠을 못이뤘는데. 출근길에도 가로수가 뽑히고, 신호등도 구부러지고, 도로에는 나뭇잎이 흐트려져 있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 사는 회사원 이수경(여·29)씨는 “출근길에 노인정 지붕위에 커다란 천막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영화장면을 보는 듯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며 “이런 경험 처음이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직장인 권모(41)씨는 “바람소리가 너무 커 새벽 5시에 깨서 아이걱정에 7시까지 뜬눈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쯤 남산3호터널에서 반포대교 방향 도로의 신호등 여러 개가 한꺼번에 꺼져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 흐름을 정리했다. 양천구 목동 1~2단지 부근에도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져 오가는 차량이 뒤엉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올림픽대교 남단 사거리의 잠실~강동구청 방향 도로에서도 신호등이 강풍에 부러져 한때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태풍으로 출근길 혼란이 발생하자 각종 정보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민들도 나타났다.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운행소식이나 교통사고 속보 등을 스마트폰으로 자발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정보를 공유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에 ‘오전 5시26분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의 운행 중단’ ‘쓰러진 가로수에 523번 버스안 승객이 다쳤다’‘서울외곽선 성남영업소 3㎞ 전방(판교→구리방향) 트레일러 전복 4차로 차단중입니다. 출근차량들은 판교IC로 우회하세요’ 등의 정보를 공유했다.

●…오전 6시20분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앞길에서 강풍에 날린 이모(여·54)씨의 포장마차 지붕이 길을 지나던 서모(38)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서씨가 머리와 왼쪽 다리를 다쳐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내 아파트 30여가구에서는 강풍으로 베란다 창문이 깨지면서 주민 4명이 유리파편에 부상을 당했다.

●…수도권이 직접적인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오전 5시20분부터 서울역~인천역까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지만 인천시가 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는 이날 오전 6시30분 부평·동암·주안역 등 3개 역에 광역버스 15대를 긴급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대수는 광역버스정류장으로 몰려든 승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적어 버스 정류장 주변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 구간은 서울지역 단전으로 오전 6시15분부터 2시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전 8시5분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인천 = 이상원·광주 = 정우천·대전 = 김창희기자 goodp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