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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인사들이 27일 오전 워싱턴DC의 미국 국무부를 찾아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와 로버트 킹 북한 인권특사를 비공개로 면담하면서 국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폭침 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납득할 수 없는 황당한 행위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실망했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속히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 달라’는 내용의 편지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일부 참석자는 천안함 폭침과 관련,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천안함 문제를 바라보는 데 간극이 있으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30~50%가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 이날 오후에는 미 의회 상원 방문자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여기에서 남측위원회 인사들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따지기는커녕 국제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부정하면서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판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는 지방선거를 불과 8일 앞두고 전쟁기념관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의 공격으로 규정하는 발표를 감행했다”면서 이를 ‘도발적 행동’으로까지 규정했다. 김정일 북한 정권의 대표단이나 보일 법한 황당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일방적 주장을 들은 미국측 인사들은 한국 정부의 입장 지지를 확고히했다. 성 김 수석대표는 “천안함 조사 결과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내려졌다. 미국은 전폭적으로 그 결과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이다. 민주당의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위원장 역시 “세계 여러 나라 과학자가 참여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의 공격으로 내린 결론은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국 사회에는 지금도 비슷한 이름을 가진 여러 친북(親北) 좌파 단체가 시민운동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반(反)대한민국’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도 아닌 나라 밖 미국에까지 촉수를 뻗는 이들 반대한민국 세력의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게 바로 얼마 전이다.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나 시민단체들이 국내외에서 국가안보나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민주사회의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국민이 정부의 특정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는 없다. 국민 각자가 공동체적 정신에 비춰볼 때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판별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공동체 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안전과 번영은 지난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이 흘린 피와 땀 위에 이룩된 것이기에 특정 집단이 쥐고 흔들 대상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 사회에서 그런 기본 덕목조차 무시당하기 일쑤다. 국가가 먼저 있고 공동체의 안전이 있을 때 비판할 자유도 있는 것이다. 정당이나 시민단체의 활동이 대한민국의 안보나 번영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팔레오마바에가 위원장이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면서도 “대한민국 천안함의 군인 46명이 숨진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을 친북 좌파 인사들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반대한민국’ 시각을 가진 친북 좌파 인사들의 무분별한 일탈 행동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엄단하고 차단해야 한다.